한국어 교원 및 수업

언어가 통하지 않는 학생에게 한국어 가르치기

eternal_moonlight 2021. 1. 2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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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통하지 않는 학생에게 한국어 가르치기

 

K-POP과 K-DRAMA의 열풍으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분명 우리의 모국어는 한국어인데, 외국인에게 가르치려고 하니 생각보다 꽤 어렵고 복잡합니다.

저도 처음엔 한국어에 문법이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답니다.

한국어 교원 일을 시작하면서 그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그렇다면 '가나다라'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한국어를 가르쳐야 하는 걸까요?

 

 

한국어 가르치기

 

한국어 양성과정을 들으신 분들은 아마 모두 고민하실 것 같습니다.

'한국어를 가르칠 때, 최대한 외국어를 쓰지 말고 한국어로만 가르치라고 하던데 그게 가능한가요?'

저도 항상 이 점에 의문이 있었습니다.

외국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인지를요.

그래서 저도 많은 한국어 선생님들께 여쭤보기도 하고, 많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우선 어디에서 가르치는지에 따라서 조금씩 다릅니다.

국내에서 가르칠 때는 특히 외국어 사용을 자제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결혼 이주 여성을 가르친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때 한 반에는 다양한 국적들의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베트남, 중국, 일본 등의 국적을 가진 학생들이 한 반에 모여 있겠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외국어를 사용해서 한국어를 설명하실 건가요?

분명 한 나라의 언어를 사용해서 설명한다면, 다른 나라의 학생들이 불만을 가질 것입니다.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수업을 듣고 있으니까요. 

심지어 다른 몇몇의 학생들은 그 언어를 알아듣고 수업까지 잘 따라간다면 말이지요.

실제로 저는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 선생님께서 필요할 때면 중국어로만 설명을 해 주셨다고 합니다.

물론 중국 학생들이 알아듣고, 나름의 몸짓으로 베트남 학생들에게 다시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베트남 학생들의 불만은 커져만 갔고, 

학생들이 다른 선생님들에게 불평을 쏟아놓게 되었습니다.

베트남 학생들이 더 이상 그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싶어 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 센터 다니는 것을 그만두는 것까지 보았습니다.

그걸 보고 저는 더욱더 고민에 빠졌습니다.

나의 잘못된 행동 하나가 학생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요.

그렇다면 영어를 사용하면 되지 않겠냐는 의문이 생기시지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제가 영어를 잘하지는 못해도, 기본 단어나 문장들은 말할 수 있기에 짧은 영어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권 학생들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하다하다 안 될 때에는 번역기인 '파파고' 어플을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한 적도 있답니다.

 

하지만 국내 기관에서 일한다고 하더라도,

같은 국적의 학생들만 한 반에 모여있을 때는 가끔씩 그들의 모국어로 설명해 주는 것이 허용되는 것 같습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나 문법을 빠르고 쉽게 설명할 수 있지요.

하지만 한번 이렇게 설명을 시작하면, 학생들이 시도 때도 없이 그 나라의 언어로 질문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고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최대한 시각자료를 이용했습니다.  

기본 어휘들을 사진이나 그림, 영상을 통해 설명합니다.

그럼 학생들 나름대로 본인의 모국어로 들리는대로 적어 놓겠지요?

이렇게 기초반 초반에 간단한 어휘들을 가르쳐 놓으면, 그 어휘들만으로도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되기 시작합니다.

물론 보디랭귀지는 필수입니다. 사실 이때가 가장 재미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해외 기관에서는 어떨까요?

해외 기관에서는 보통 그 나라의 학생들만 수업을 듣기 때문에, 어느 정도 외국어 사용을 하게 됩니다.

어떤 기관에서는 외국어 사용을 바라기도 하고요.

해외 기관에서 만나본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봤을 때에는, 대부분 외국어 사용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기초 반에서만요.

기초반 이후에는 최대한 외국어 사용을 자제합니다.

어휘나 문법들을 설명할 때에도 한국어로 설명합니다.

학생들이 알고 있는 어휘들을 사용해서 설명을 하는 것이지요.

영어 한 두 마디로 끝낼 수 있는 설명이지만, 한국어를 사용해서 설명합니다.

그래야 학생들의 기억에 더 오래 남기도 하고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이 정말 깁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학생에게 어떻게 한국어를 가르쳐야 하는지,

제가 겪어보고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를 통해 알려 드렸는데요.

이는 제가 실전에 뛰어들기 전까지 항상 궁금해하던 질문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께서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도 알찬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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