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원 및 수업

외국인에게 자음 가르치기

eternal_moonlight 2021. 1. 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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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게 자음 가르치기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는 기본 모음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포스팅해 보았는데요.

 

2021/01/28 - [한국어 교원 및 수업] - 외국인에게 기본 모음 가르치기

 

외국인에게 기본 모음 가르치기

외국인에게 기본 모음 가르치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한글의 기본 모음을 가르쳐야 하는지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처음 기초반을 가르치게 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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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음 가르치기

 

오늘은 제가 기본 자음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포스팅해 보려고 합니다.

한글의 기본 자음은 이렇습니다.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

 

우선 저는 학생들에게 기본 자음들의 이름(기역, 니은, 디듣...)을 외울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한국어를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한글을 읽고 말하는 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자음들의 이름은 나중에 배워도 괜찮으니, 우선은 한글을 읽고, 말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우선 학생들에게 자음은 혼자서만으로는 읽을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그래서 자음을 읽을 때에는 항상 우리가 지난 시간에 배운 모음과 함께 읽어야 함을 알려 준답니다.

학생들이 가장 읽기 쉬워하는 모음은 'ㅏ'입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모음 'ㅏ'와 자음을 결합하여 가르치고, 읽기 연습까지 합니다.

 

우리가 가르치는 교재를 살펴 보면, 대부분의 교재에서는 아마 자음의 발음이 영어식으로도 표기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저도 자음의 영어 표기를 참고하지만, 학생들에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자음 'ㄱ'는 'g/k'로 발음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요.

그래서 저는 이것은 한글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영어로 어떤 소리가 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제가 먼저 발음하고 학생들이 따라하면서 연습하다 보면,

학생들 스스로 본인이 느끼는 소리를 공책에 적습니다.

이렇듯 저는 학생들에게 교재에 나와 있는 영어 발음 표기에 집착하지 않을 것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배우는 것은 한글이니까요.

 

학생들이 헷갈려하는 몇 가지 중 하나는 'ㄹ'의 발음입니다.

영어권 학습자들은 항상 이렇게 물어봅니다.

"이건 'r' 소리인가요? 'l' 소리인가요?"

그러면 저는 말합니다.  우리에게 'r'과 'l' 소리는 크게 차이가 없다고요.  

하지만 'ㄹ'가 글자의 가장 앞에 올 때는 대부분 'l'소리가 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학생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자음은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ㄱ,ㅋ,ㄲ / ㄷ,ㅌ,ㄸ / ㅂ,ㅍ,ㅃ /  ㅅ,ㅆ/ ㅈ,ㅊ,ㅉ 

 

이렇게 쌍자음까지 배우면 학생들은 여기에서 가장 힘들어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글을 가르칠 때, 이 부분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합니다.

우리가 듣기엔 다 다른 소리들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정말 구분하기 어려운 자음들입니다.

그렇다면 이 자음들의 차이점은 뭘까요?

 

먼저, ㄱ,ㄷ,ㅂ,ㅅ,ㅈ를 발음할 때에는

입에서 바람이 나오지도 않고, 목구멍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그냥 편안하게 발음할 수 있는 자음들이지요.

 

다음으로 ㅋ,ㅌ,ㅍ,ㅊ를 발음할 때에는 입에서 바람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자음들을 가르칠 때 티슈 몇 장을 준비해서 수업에 들어간답니다.

티슈를 입 앞에 두고 ㅋ,ㅌ,ㅍ,ㅊ를 발음해 보는 거지요.

그러면 티슈가 펄럭거릴 것입니다. 

앞모습, 옆모습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며 입에서 바람이 나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이후에는 학생들 몇 명을 앞으로 나오게 해서, 

티슈를 입 앞에 가져다 대고 발음해 보도록 합니다.

학생들도 재미있어하며 수업 분위기도 좋아진답니다.

이 발음들이 잘 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집에서 티슈를 가지고 여러 번 연습해 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ㄲ,ㄸ,ㅃ,ㅆ,ㅉ입니다.

이 자음들을 발음할 때에는 우선 목구멍을 막았다가, 다시 목구멍을 열며 발음한다고 가르칩니다.

저도 이 쌍자음을 가르칠 때가 가장 어려운데요.

목구멍을 막았다가 연다는 게 말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표정으로 목구멍이 막혀 답답한 것을 보여주고,

그 후에 편안해진 표정으로 발음을 한답니다.

그리고 '까악-까악-'하는 새소리까지 내기도 한답니다.

드라마를 많이 본 학생들에게는 "짜증 나"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냐고도 물어보고요.

목구멍이 긴장된 소리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ㄱㅋㄲ/ㄷㅌㄸ/ㅂㅍㅃ/ㅅㅆ/ㅈㅊㅉ

이 자음들을 연습시킨답니다.

제가 뒤돌아서 발음하고 어떤 발음인지 맞춰 보기도 하고,

학생이 발음하고 어떤 발음인지 맞춰보기도 하며 이 자음들을 익힙니다.

이후에는 단어 몇 개를 배우고, 읽습니다.

 

한글을 가르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또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제 포스팅이 선생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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